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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일본이야기

한복입고 일본대학 졸업식. 다들 뭘 입었을까?

 

 금요일날 제 졸업식이 있었답니다. 저 수우판다는 일본에서 대학을 다녔는데 총 7년간(6년과정+휴학1년) 다닌 대학을 드디어 졸업해서 감개무량했지요ㅠ_- 오늘은 제 이야기보다는 졸업식 의상 이야기를 조금 하려 합니다. 요 아래부턴 반말로!

 

 정장을 많이 입는 한국 졸업식과 달리 일본의 졸업식에서는 하카마(일본 전통 바지)를 입는다. 요즘은 남자들은 하카마를 거의 안입고 정장을 많이 입고 온다는데, 정말 졸업식에 가보니 하카마가 한명도 없고 거의 다 정장. 그에 반해 여자는 거의 다 하카마인데, 여자들은 기모노위에 하카마를 입는 형식.

 

 

 

 실제로 위가 졸업식 대기 사진. 강당에서 하는데, 사진보면 남자는 거의다 정장, 여자는 거의다 기모노를 입고 있는 것이 보인다. (우리 학교는 대학교인데도 불구하고 사람수가 적어서 1학년 250명. 오늘 졸업자는 약 250명밖에 안되기때문에 강당에 모든 인원이 다 모여서 졸업을 한다.)

 

 기모노+하카마는 입는 방법도 까다롭고 돈도 많이 들지만 ( 빌리는데 4만엔정도. 우리돈 40만원. 그냥 입을수도 없고 미용실이나 학교업체가 입혀주는게 5만원정도) 인생에 한번있는 일인지라 여자중에는 오히려 정장 입은 애들이 10%도 안될정도로 적었다.

 

 9월쯔음에 다들 하카마와 기모노를 빌릴 업체에 예약하는데 나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중에 친구가

 

 " 수우판다는 한복(일본에서는 치마저고리, チマチョゴリ라고 한다) 입을꺼야? " 라고 묻길래

 

그래! 난 한복을 입자! 싶었다. 다행히 작년에 결혼한지라 새로 만든 한복이 있어서 옷에는 돈 쓸일이 없었다. 그리고 천하태평 졸업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친구가

 

 " 아~ 졸업식날 아침 4시부터 미용실을 가야 해서 너무 피곤해! "

 

 이라고 해서 당황. 알고보니 다들 화려하게 머리와 화장을 하고 온단다. 난 늘 3월에 한국에 돌아가서 졸업식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해서 몰랐던것. 늦게라도 부랴부랴 미용실 예약을 하고 당일이 되었다.

 

 

 

  아침 7시에 미용실에 가서 머리 하기. 대부분의 미용실이 오전 10시에 열지만, 졸업식날등등에는 특별히 아침 영업을 한다. 나는 메이크업+머리를 해서 7000엔정도였는데, 더 싼데는 6000엔, 비싼데는 만엔정도 한다고. 작년에 신부화장을 받아서였을까? 영 화장도 머리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막상 졸업식장에 가서는 많이들 칭찬해줬다.

 

 머리를 하고 엄마아빠를 모시고 졸업식장으로 가서 한복을 입었다. 한복은 아시다시피 입는 방법이 까다롭지 않아 혼자서도 입을 수 있는데, 나도 한복을 졸업식장의 화장실에서 척척 입고 나왔다.

 

 

 

 

 졸업생들이 하나둘씩 속속 도착. 다들 예쁜 기모노를 입고 들어왔다. 엄마도 나에게 한 말씀이 다들 머리고 옷이고 화려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고. 근데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건 나! ㅋㅋ

 

 

 

 

 한복을 입고 등장하자 모든 사람들의 눈이 나에게 쏠렸고, 친한 친구들은 물론 친하지 않던 얼굴만 알던 친구들까지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해서 난리였다. 나만의 독사진 찍어가는 친구들도 있었고.

 

 근데 한복사고 살이 쪄서 낑겨..ㅠ_ㅠ...아 슬프구나.

 

 왼쪽 친구는 할머니의 기모노를 어머니가 물려받아 자기가 입었다고 한다. 오른쪽친구는 빌린 기모노인데, 그래서 왼쪽친구의 기모노가 색감이 고급스럽기도 하고 차분한 느낌이 들었다. 할머니의 옷을 손녀가 물려받아 졸업식에 오다니.. 참 의미도 좋고 예뻐서 여러번 눈길이 갔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렌탈로 많이 입었지만 자신의 기모노, 자신의 어머니의 기모노를 가져와서 입는 애들도 있어 그 모습이 보기 좋더라.

 

 

 

 

 아래 입은 것이 하카마. 원래는 바지라는데 기모노를 입었기때문에 치마스타일로 되어있다. 문양이 화려하게 들어간 기모노, 그리고 차분한 색감의 기모노등 개인의 개성이 많이 드러나 보였고, 머리도 비교적 화려한 스타일로 세팅되어 꽃을 다는등의 멋을 부린다. 하나하나 모양이 다 달라서 재미있다.

 

 

 이번 졸업식에 옷을 보고 많은걸 느꼈다. 일본 친구들이 한복에 대해서 정말 많은 질문을 했다. 너무 이쁘다면서 얼마나 하는지, 옷은 어떻게 입는지 물어봐서 50만원이면 살수 있고, 혼자서도 입을수 있다고. (오늘만 해도 혼자 입었다고 했더니 다들 너무 놀라워했다. )

 

 그랬더니 다들 부러워했다. 왠만한 기모노는 5만엔이면 렌탈비밖에 안되고,혼자입기 까다롭기때문에 너무 좋겠다며, 한국에 가면 꼭 입어보고 싶다면서 다들 참 예쁘다~ 하면서 부러워했다. 내 한복은 딱히 비싼한복도 아니고 살이 쪄서(ㅠ_ㅠ) 폼도 안나지만 너무 칭찬을 받아 정말 한복이 그네들 눈에 이쁘구나 싶었다. 작년에 한복을 맞추러 갔을때도 느꼈지만, 한복이란 것이 정말 아름다운 옷이구나. 내눈에뿐만 아니라 외국인의 눈에도 정말 아름다운 옷이구나.. 싶어서 뿌듯했다. (참고로 나는 결혼식때도 2부때 한복드레스를 입었는데, 웨딩드레스를 물리치고 한복드레스가 가장 칭찬받았다 ㅋㅋ)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씁슬하기도 했다. 일본은 우리가 한복을 입는 경우 보다 훨씬 더 많이 기모노를 입는다. 성년의 날도 입고, 교토등지에 여행을 가서도 입고, 누군가의 결혼식에도 입고, 나이드신분들은 평소에도 많이들 입으신다. 유카타의 경우 더더욱 많이 퍼져 여름에는 불꽃놀이나 테마파크등을 가면서 많이들 입는다. 우리의 한복은 어떠한가.

 

 친구가 " 한복은 어떨때 입어? " 라고 물어봤을때 말문이 막혔다. 어렸을때 설날에 입고, 그리고는 결혼할때 입고.. 친척의 결혼식.. 그리고 언제였지. 조금 슬퍼졌다. 이렇게 아름답고 비싸지 않고 그리고 비교적 입기도 쉬운 전통옷을 더 사랑하고 싶어졌다.

 

 언젠가, 내 예쁜 한복을 입고 전세계를 다니는건 어떨까. 예쁘게 사진도 남기고 다른사람에게 자랑도 할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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