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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17년파리스페인

프랑스 리옹 신시가지 관광, 어떨결에 한 히치하이킹

프랑스 리옹 신시가지 관광


리옹의 벼룩시장을 가기 전과 후, 신시가지를 걸어다녔다. 리옹의 유럽분위기 나는 구시가지와 다르게 약간 더러운 건물도 있고, 현대적 건물도 있던 신시가지는 그 나름대로 나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았다.


<리옹의 벼룩시장 구경하기 click>


▲현대미술관 앞


우리가 갔을 때가 3월이라 한창 꽃들이 피어날 때라 얼마나 예쁘게 정원들이 꾸며져 있던지. 우리나라도 요즘은 화단이 잘 꾸며져 있지만, 우리나라와 꽃 종류가 달라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 Parc de la Tête d'Or 앞 조각상


▲ 트램 자판기


참고로 트램 티켓 자판기가 아무데나 있는 게 아니라서 그냥 보이는 데서 24시간 권을 산뒤 열심히 썼다. 관광객 입장에서 24시간권은 너무 고맙다. 마음대로 환승도 되고 다음날도 이용가능하니. 



▲ 전설적 쉐프 폴 보퀴즈 벽화


그의 이름을 딴 리옹의 식재료 시장 Les Halles de Lyon - Paul Bocuse 의 맞은편에 있는 폴보퀴즈 벽화. 무려 1965년부터 지금까지 미슐렝 3스타를 받는 레스토랑을 운영중이고 전세계 여러곳에 레스토랑을 가지고 있는 전설적 쉐프란다.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한 더쉐프 라는 영화를 봐도, 미슐렝 스타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자살한 쉐프들의 예를 봐도 미슐렝 스타를 받는 다는게 얼마나 치열하고 힘든 일인지 알 수 있는데, 그런 미슐랭 3스타를 50년동안 받고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


리옹이 미식의 도시라고 이름이 붙은 데에는 그의 영향이 매우 크다고. 


 

▲ 유럽에서는 흔히 볼수있는 창틀. 그조차도 예쁘다.


▲ Ancienne Gare des Brotteaux


구 기차역


▲ 흐드러지게 핀 꽃들


이번 우리의 여행은 3월말부터 4월초였는데 정말 날씨와 꽃들때문에 너무 행복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에 흐드러지게 핀 꽃들때문에 어디에서나 눈과 코가 즐거웠다. 유럽에 3월초, 3월말, 9월초, 10월 이렇게 네번 가봤는데 가장 좋았던 것은 3월말이었다. 이렇게 많은 꽃들을 본건 태어나서 난생 처음이었다. 


▲ 잡초까지 아름다워



▲ 주말시장


우리는 인터넷에서 찾아본 주말 벼룩시장을 찾아가기도 했지만, 구 시가지에서 길을 헤매며 돌아다니다 보니 일요일이라 그냥 주말장들이 서있었다. 특별한 물건은 아니고 정말 리옹 사람들이 사러 오는 공간. 채소 과일 옷등등.



▲ 평소에는 도로인 곳을 시장으로


▲ 신시가지 시장


솔직히 신시가지는 때로 무서울 때도 있었다. 워낙 관광객이 없다보니 사람들이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기도 하고, 때로 약간 우범지역같은 분위기의 길을 걸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리옹 사람들이 진짜 사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느긋하고 다들 행복해보이는 느낌.



얼떨결에 한 히치하이킹




벼룩시장까지는 잘 다녀왔는데, 문제가 생겼다. 나는 프랑스에서 이번에 유심칩을 사지 않고 필요한 날만 로밍을 해서 썼는데, 이날도 로밍을 사용했다. 벼룩시장까지 올 때는 우버를 이용해서 와서 돌아갈 때도 우버를 이용할 참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벼룩시장에서 아예 3g가 안잡히는 게 아닌가;_; 택시를 타려고 봐도 시외인지라 택시는 커녕 허허벌판이어서 어떻게해야할지 난감했다. 3g 를 찾아 한참 돌아다니다가, 결국 인터넷이 잡히지 않아서 포기하고 걸어가기로 했다. 그렇게 한 3분 걸었을까, 어느 차가 지나가다가 우리를 보고 손짓했다. 


차 안에 타고 있는 것은 40~50대쯤의 동양인 여성이었다. 창문이 열리고 뭐라뭐라 프랑스어로 말하는데 이해가 되지 않아 고개를 갸웃했더니 “ (일본어로) 일본인입니까? “ 라고 물어보시길래 “(일본어로) 한국사람이예요! “ 했더니 손짓을 하신다. 뭔 말인지 몰라 멍하니 있었더니 우리쪽으로 와서 차를 세우셨다. 


“ 어디로 가는거야? “ 라고 물어본다. 우물쭈물하다가 시내로 돌아간다 했더니 우선 타란다. 뭔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 했지만 남편과 둘이 “ 데려다 준다는 건가? “ 하며 우선 차를 탔다. 우리는 2사람이고, 상대방은 아주머니.. 그리고 같은 동양사람이니 그냥 믿고 탔다. 별일 있겠어? 아주머니는 만날 사람이 있다며 벼룩시장으로 들어가셨다가 곧 우리에게 어디를 가는지 물어봐 호텔까지 간다고 했더니 가는 길이라고 태워다 주겠다고 그러신다. “ 이런 곳은 택시가 잡히지 않아~ 깜짝 놀랐어. 저런데를 동양인 두사람이 걷고 있길래. “ 


그때서야 리옹에 사는 이 일본인 아주머니가 동양인 두 사람이 이상한 곳을 걷고 있으니 걱정이 되어 차에 태웠다는 것을 알았다. 잠깐의 대화로 알게 된 것은 이분은 리옹에 오랫동안 사시는 일본인 이라는 것과 자원봉사를 많이 하시는 분이라는 것. 그것뿐이었다. 


심도 있는 대화를 하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아주머니는 너무나 당연한듯 ( 아는 사람을 태운 것처럼 ) 우리를 호텔로 데려다주셨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자 “ 돕고 사는거니까~ 나도 서울에 가면 어떤 한국인이 도와주겠지. 서로 돕고사는 세상이니 부담느끼지 말어~ 안녕. “ 하고 떠나셨다. 


너무나 쿨한 그녀. 우리를 태울 때도 우리를 내려줄 때도 잠시의 망설임도 없으셨다. 나는 일본어를 거의 모국어처럼 하지만 서울에서 일본인들을 만나면 딱히 도와준 적은 거의 없다. 우선 의도를 의심 받을까봐 걱정되기도 하고, 남의 일에 괜히 참견해서 참견쟁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싫어서 말을 시키지 않았는데… 리옹에서 만난 일본인 아주머니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 


외국에서 따뜻한 도움을 받는 것 만큼 좋은 여행이 더 있을까? 내가 쑥스러움을 이기고 여행온 외국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면, 그사람들의 서울에 대한 이미지가 더 좋아지고, 좋은 여행을 하고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 때때로 여행 자체보다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교류에서 더 많은 것을 느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