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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17년파리스페인

프랑스 리옹 미술관 (musee des beaux arts) 관람

프랑스 리옹 미술관 관람하기


이번 프랑스-스페인 여행은 기본적으로 대도시를 별로 가지 않는 일정으로 잡았고, 그래서 큰 미술관은 갈 일이 거의 없었다. 나는 터키를 제외하면 이번이 4번째 유럽방문이었다. 매회 좋은 미술관과 박물관, 예를 들어 영국박물관, 루브르, 바티칸, 오르세등을 방문했지만 때로는 그런 여행이 지겨웠다.


 미술을 좋아하지만, 좋은 미술 작품은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장소에서 느낄 수 있는 공기랑 감성은 거기서밖에 못겪는 것이 아닐까? 그런 허세같은 생각으로 이번 여행은 미술관과 박물관의 일정을 과감하게 뺐다.


그래서 리옹 미술관은 거의 유일하게 간 미술관이었다. 


▲구시가지


▲ 미술관 앞 광장


▲ 미술관 입구


사실 그냥 리옹에서 뭘 해야할지 몰라 대충 리옹 미술관으로 오기로 했다. 블로그에 후기도 많지 않고 외국 사람들도 많이 가는 것 같진 않길래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입장.


 

▲ 미술관 중앙 정원


작은 미술관이었는데 입장을 하니 입을 떡 벌리고 안을 둘러봤다. 중앙정원에 들어가서 내가 처음 뱉은말이 " 여기가 천국 같아... " 라는 말. 햇살이 좋은 날이었는데 나무들에는 하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서 꽃잎이 날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앉아서 책을 읽고 있고,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서 땅에 핀 꽃들이 흔들렸다.


리옹에서 있었던 2박 3일 여행동안 많은 것들이 좋았지만, 이 정원에 들어섰을 때의 감동만큼 많은 감동을 받은 적은 없었다.



▲ 리옹 미술관 내부


성인 8유로. 돈을 내고 들어가려는데 접수원이 상냥하게 웃으며 " 그런데 너희... 두시간도 안남았는데 괜찮겠니^^? " 하고 물어보길래 의아해하며 " sure! " 하고 들어왔는데 그녀의 질문이 나중에서야 이해가 되었다.


가이드북에서는 되게 작고 아기자기한 미술관인것 처럼 써놔서 한시간이면 충분 할줄 알았는데, 컬렉션이 의외로 굉장히 방대하고 많아서 도저히 한시간으로는 다 볼 수가 없었다. 



▲ 조각상


특히 날 감동시켰던 것은 많은 조각상. 사진 촬영은 물론 관람이 자유로워 (물론 만져서는 안돼지만) 손이 닿을 듯한 곳에 조각상들이 엄청나게 많이 전시되어 있어 보면서 계속 뿌듯했다. 



▲ 빈사의 사자상


미술에 대해 깊은 조예가 없어 이것이 누구의 작품인지, 어떤 의미를 가진지는 몰라도 가슴에 오는 감동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해부학을 아는 여자. ㅋㅋ 어떻게 저렇게 리얼하게 근육을 표현 할 수 있는지 감탄하며 조각상들을 관람했다.  




▲ 조각상들


또 좋았던 것은 각 조각가의 작품을 조각가별로 나눠서 설치해놓은 점. 같은 사람이 조각한 여러가지 조각상들을 구경하고, 또 다른 조각가의 섹션에서는 다른 조각가의 작품을 구경할 수 있으니 각 조각가만의 특징을 잘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아주 유명한 몇몇 조각가를 제외하고는 한 사람의 조각상을 이렇게 여러개 한꺼번에 구경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은 지라 감사하게 봤다. 


▲ 나무조각


기대를 하지 않고 갔기에 더욱 그랬을 수도 있지만, 뛰어난 작품들을 보면서 정말 행복했다. 



▲ 한국 백자?


중간에 보다보면 도기쪽에 중국/한국/일본들의 도기들이 놓여있다. 개중엔 중국것인지 한국것인지 몰라 ?가 붙어있는 작품도 있다. 왜 한국(혹은 중국) 작품이 700년뒤 이곳 프랑스 리옹에 있는 걸까.


참고로 회화/조각상들 말고도 유물들도 많다. 이집트의 미라나 오래된 동전들, 가구들 등등. 



▲  스테인드 글라스


창 앞에 설치되어 햇빛을 받아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


▲ 카페


미술관 안에는 카페가 있다. 2층에 설치되어 아까 사진을 올린 아름다운 정원을 보며 커피를 마실수 있는데,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었다 ;_; 



▲ 회화관


드디어 온 회화관. 아~ ... 이곳에도 유명한 작가들의 그림이 정말 많다. 그림만 봐도 " 아~ 이사람. " 이라고 알만한 사람들이 드글드글. 고갱 드가 모네 피카소.. 화가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다 알 슈퍼스타들 그림이 많다.



▲ 인상적이었던 그림



▲ 회화들


그림들이 좋은 것이 참 많았지만, 봐도봐도 많고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_; 초조했다. 유럽에서는 어느 미술관이나 (아무리 안유명한 것이라도) 최소 3~4시간은 잡고 와야한 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는 시간.



▲ 기둥


전시실 중간에 있던 기둥. 아마도 예전에 쓰던 기둥을 그대로 남겨놓은 듯 하다. 이번 여행에서는 예를 들어 액상 프로방스 tgv역이나 이곳 리옹 박물관 처럼 예전에 있던 건축물을 일부 살리면서 현대 건물을 지은 건물들을 많이 보았다.(참고로 우리나라에는 경주 박물관이 그러하다. ) 



▲ 그림이... 참...많네..



▲ 종교화


그림은 비교적 최근의 1900년대 초반의 그림부터 1500년대쯤의 종교화등 아주 다양한 종류가 있다.




▲ 피카소


이 미술관에서 제일 유명한 그림중에 하나인 피카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은 밀레의 사계 시리즈중 "봄"이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굉장히 따뜻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이다. 그 외에도 르누아르나 모네 드가등의 그림을 좋아하는데, 현대 미술은 나에게는 너무 어려웠다.


특히 슈퍼스타라고 불리울 수 있는 피카소는 도저히~ 이게 뭔지? 하고 늘 어려워했고, 사진을 통해서 그림을 보고 딱히 볼 필요없다 마음으로 선입견을 가지고 보러 간 적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 피카소를 만났고, 내 편견이 부끄러워졌다.


사진에 올린 위의 그림도 실제로 보면 그 색감이 너무나 오묘하고 아름다워 놀라울 정도의 그림이었다. 큰 그림은 아니었지만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의 그림.


그러나 이 그림을 보면서도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나가셔야합니다~ " 하고 이 그림 앞에서 결국 우리는 쫓겨났다.



▲ 중앙정원


생각보다 볼 것이 많아 아쉬웠지만, 그나마 이렇게 만날 수 있었음을 감사한다. 리옹 미술관은 뜻밖의 발견이었고, 그래서 더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