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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일본이야기

일본 극단 사계의 뮤지컬 캣츠를 보고오다.

 

 

 

 뮤지컬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한번쯤 들어보신 적도 있을 법한 이름이 일본의 극단 사계입니다. (일본어로는 게키단 시키) 사실 수우판다는 뮤지컬 광이라고 해도 좋을정도로 뮤지컬을 좋아해요^^ 저보다 더 뮤지컬을 좋아하는 엄마덕분에 초등학생때부터 꾸준히 뮤지컬을 봐 왔어요. 그더런중 일본의 극단 사계가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번쯤 보고 싶었는데, 홋카이도를 떠나기 전날 친구 덕분에 보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게요^^ ( 아래부터 반말로>_< 또.. 저작권 문제라 사진이 매우 적음. )

 

 극단 사계란?


 사계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극단. 약 700명의 배우,스탭들로 이루어져서 일본 전국(도쿄,삿포로,오사카,히로시마,후쿠오카등등)에 전용극장을 가지고 뮤지컬을 메인으로 무대를 만드는 극단.

 

 극단 사계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극단이다. 우리나라의 뮤지컬과는 상당히 달라서 상당히 재밌게 보고 왔다.

 

 

 

 위는 삿포로의 극단 사계 전용극장. 각 지방마다 극단 사계의 전용극장이 있다. 현재 삿포로에서는 여름까지 캣츠가 상연중이다.

 

 

 본고장인 런던에서는 더이상 하고 있지 않지만, 세계 여러곳에서 여전히 사랑받으며 공연하고 있는 캣츠. 2014년에 우리나라에서도 했고, 상당히 여러번 공연했다. 캣츠는 사실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처럼 극적인 매력은 없지만 노래, 춤, 그리고 그 특이함이 매우 매력적이다. 나는 원래 극적인 뮤지컬을 더 좋아하는데 캣츠는 보면서 늘 즐겁기때문에 이번에도 큰 기대를 하고 갔다.

 

 유튜브에서 사계 공연을 봤을때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좀 불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로 가서 본 소감은 매우 만족! 캣츠의 경우 내한 멤버, 우리나라 배우로 한 공연, 그리고 극단 사계. 이렇게 다른 국적의 캐스트들로 봤는데 다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 특히 극단사계는 극단이기 때문에 가능한 몇가지 점들이 매우 맘에 들었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뮤지컬을 만든다고 하면 기획 회사가 배우들을 캐스팅하게 되는데, 극단 사계는 뮤지컬마다 배우를 고용하는것이 아니라 극단에 소속된 상태에서 극단에서 뮤지컬을 진행하면 배우가 배역을 받는 시스템으로 되어있다. 이 차이가 뮤지컬에도 큰 차이를 불러낸다는 걸 이번 뮤지컬을 보고 느꼈다.

 

 극단 사계에서 일하는 배우들은 오디션을 통해 극단에 들어간뒤, 교육을 받고 무대에 서게 되는데.. 그래서 앙상블이 정말 훌륭하다. 가끔 어떠한 경우에는 한국등에서 뮤지컬 보면 앙상블이 진짜 거슬릴때가 있는데(물론 매우 훌륭할때도 많다), 극단 사계의 캐스트들은 단역인 캐스트의 경우에도 노래 춤 거의 대부분 격차없이 훌륭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연습이 굉장히 잘 된 느낌. 조화로운 느낌의 떼창! 진짜 듣기 편하고 신난다.  

 

 굳이 단점을 말하자면 극단 사계는 배우들이 부각되지않고, 배우를 고집해서 뮤지컬을 보러가는 경우는 적다. 뛰어난 누군가를 캐스팅해서 진행하고, 또 내가 주요 캐스트를 골라서 볼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 주요 배역들은 좀 기대에 못미쳤다. 그에 비해 지금까지 보면서 한번도 눈에 들어온적 없던 고양이(거스)는 너무 노래를 잘해서 깜짝 놀랄 정도.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공연을 하는데, 캣츠는 그런 성향의 공연에 딱 맞는 뮤지컬이었다. 캣츠는 한 배역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기 보다는, 많은 캐스트들이 조금씩 분량을 나눠가지기 때문에 전체 캐스트가 격차없이 잘하는게 중요한데, 그래서 극단 사계에 딱 맞는 뮤지컬인것같다. 현재 극단 사계가 하고있는 라이온킹, 인어공주등도 그러하다. (  내 친구는 극단 사계의 오페라의 유령은 비교적 별로라고 했었는데, 친구의 취향 문제일수도 있지만 극단 사계의 성향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팬텀과 크리스틴에게 분량이 집중되는 오페라의 유령의 경우 캐스팅을 고를수있는 우리나라의 시스템이 더 적합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또한 무대도 극단 사계만의 조립식무대를 사용하는데, 정말 멋있었고 그 지방의 물건을 배치하거나 관객들이 중간 쉬는 시간에 무대에 올라가볼수 있다거나 커튼콜때 캐스트와 악수를 할수 있는등 많은 이벤트가 있어서 즐거웠다. 특히 나는 친구가 맨 앞자리를 잡아줘서 정말 잘 봤는데, 친구는 중간에 장미꽃도 받고, 여러 캐스트들과 악수하며 스킨쉽할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또 극장이 구조가 정말 잘 되어있어서 맨 앞자리에도 불구하고 목이 전혀 아프지 않았다.

 

 또 하나 놀란것은 평일 낮 1시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자리가 하나도 남지않고 만석이었단 점. 그리고 사계는 대부분의 공연이 낮공연이라는 점이 신기했다. 취직한사람들은 어떻게봐?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대부분의 평일 공연이 금요일 하루 제외하고 다 낮 공연인데도 자리가 꽉꽉 찬다니 정말 대단하다..

 

 

 

 

 마지막으로, 일본 관객들 진짜 조용하다. 콘서트는 그정도는 아니었는데, 오늘 캣츠 공연 진짜 좋은 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다들 박수만 칠뿐.. 우리나라였으면 기립나오고 막 소리지르고 난리였는데. 기립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고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될까 걱정되는지 조용~하게 관람하는 모습. 공연장에서 가끔 너무 시끄러우면 짜증나기도 하는데 뭔가 너무 박수소리만 짝짝..나고 마니 섭섭하기도 하더라.

 

 어쨌든 총평. 캣츠 공연 매우 즐거웠고, 극단 사계는 정말 정말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았다. 캐스트 전반 레벨이 높아서 다른 공연도 기대된다. 대부분의 공연의 경우 라이센스 공연이니 일본어 못하셔도 dvd등으로 한번 보고 가셔서 관람하셔도 좋을듯. 특히 라이온킹이나 알라딘(5월에 도쿄 개막.. 작년에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건데 진짜 빠르다.) 등은 한국에서 볼 가능성이 무지 낮으므로 브로드웨이(뉴욕)나 웨스트앤드(런던)이 너무 멀다 하시는 분들은 일본 가셔서 봐도 좋을것같다.(거기다 가격도 저렴하다. 오늘 내가 본 자리가 우리돈 75000원정도. 요즘 한국 뮤지컬 가격 왜이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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