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홋카이도/작은마을예쁜카페

홋카이도 작은 마을 예쁜 카페, 쿠시로 카쿠렘보

 

 어떠한 가게는  이 이름이라면 이 카페는 이런 분위기가 아닐까? 저 이름이라면 이 레스토랑은 이런 분위기가 아닐까? 하고 이름만 듣고 상상했던 이미지 그대로의 모습을 가지는 곳들이 있다. 카페 카쿠렘보(かくれんぼ)우리나라 이름으로 번역하면 카페 숨박꼭질이 그러했다. 이 집은 이름만 듣고산속 조용히 숨어있는 카페가 아닐까? 라고 생각해서 찾아가봤는데 어쩜, 내 생각 그대로 일직선 외길의 옆에 언덕아래 숨어있는 작은 집이었다.

 

 쿠시로 시내에서 반시간 넘게 북쪽으로~ 북쪽으로~ 향하다 보면 정말 이런 곳에 카페가 있을까 걱정이 될 즈음 나무로 만들어진 자그마한 간판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간판을 보고 언덕을 내려가면, 작은 집 하나가 보인다. 주인이 직접 손으로 지었다는 이집은, 나무로 지어져서 숲속에 서있어도 마치 한그루의 나무인냥, 숲의 한 구성원인냥 어색하지 않았다.

 

 

 숲 속에 숨어있는 카페 카쿠렘보


 

 

 

 

 

 

 

 삐걱거리는 문을 열고 들어가자, "어서오세요~ (いらっしゃいませー)"라는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려서 카페 깊이 안쪽으로 들어갔다. 소박하게 나무 가구들로 꾸며져있다. 카페는 아무도 없었고, 자리에 앉아서 메뉴판을 읽자 " 아내가 집에 가서 밥 메뉴는 안돼요 " 하는 순박한 아저씨. 그럼 카페라떼는.. 하고 물어봤더니 우유가 거의 다 떨어졌다며 안될것같다고 텅빈 우유곽을 흔드시며 슬픈 표정을 지으셨다.

 

 이 집은 아주 특이한 것이 있다. 4월~10월만, 그것도 금토일 11시~5시까지만 여는 것이다. 왜 인가 했더니, 사실은 이 카페는 아들분이 손으로 지었고 운영하다가, 결혼을 해서 시내로 나가게 되 버려둔 집이라고. 그런데 손으로 지은 카페이기도 하고 이미 책같은 곳도 실려 아까우니 운영하시라고 부모님에게 넘겼단다. 그런데 아주머니는 시내에서 평일엔 일을 하고, 아저씨는 밭일을 하시는 분이라 금토일 밖에는 운영을 할 수 없다는 것.

 

 " 아내랑 따로 지내야하고 그런게 젊은 사람들 눈에는 이상하게 보일 지 몰라도.. 허허 그래도 따로 살으니 좋은 점도 있고. 그래도 카페 하는 것은 꽤 힘들어요. 얼른 그만 뒀음 좋겠는데 찾아오는 손님들때문에 그렇게는 못해. "

 


 

 자리에 앉아서 창밖을 바라보니, 직접 손으로 만든게 틀림없는 나무 테이블과 나무 의자가 보였다. 참 소박하고 예쁜 가게다. 아저씨는 가게 이층에서 사신다는데, 구석구석 재밌게 그리고 예쁘게 잘 꾸며놓으셨다.

 


 

 

 토스트세트. 650엔. 커피, 두껍게 썬 토스트, 잼 두종류에 샐러드까지.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하다. 두껍게 썬 식빵을 토스트 해주셔서 한입 베어물었을때 빵의 향긋함이 어찌나 좋던지. 나는 토스트에 버터를 발라먹는데, 버터 있나요? 했더니 아저씨가 가져다 주시겠다고 키친으로 가셨다. 한참을 뒤적거리시면서 " 보통때는 아내가 하니까 뭐가 어딨는지 잘 알수가 없네 아이고.. " 하시길래 괜찮다고 했는데도 기어이 찾아서 버터를 듬뿍 가져다 주셨다.

 

 샐러드에 있는 덩어리는 호박샐러드인데, 아저씨네 밭에서 직접 아저씨가 키우신거라고 하시며 웃으신다. 옆에 있는 메론도 맛있어서 샐러드 먹으면서도 우리둘은 싱글벙글.



 

 저 두꺼운 식빵.  일본에서는 모닝(아침세트로 보통 빵+베이컨+달걀후라이 등이 나온다. 커피도 포함되있는 경우가 많다)을 시키거나 토스트 세트를 시키면 저렇게 두꺼운 식빵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저 식빵을 좋아해서 아침을 일부러 밖으로 먹으러 가는 경우도 많다.

 

 

 

 커피도 아저씨가 하나하나 드립으로 내려주신다. 그렇게 내려주신 커피를 마시고 있었더니, 방울토마토를 들고 오시면서 " 아까 샐러드 위에 올릴려고 했는데 잊어버렸네. 내가 만든거예요. 먹어요. " 하고 가져다주신다.

 

 굳이 안 가지고 와주셨어도 우리는 전혀 몰랐을 것을, 그렇게 해주시는 아저씨 마음이 고마웠다. 아저씨는 다음주 주말이 이번년 마지막 영업이네..하셨다. 내년 3월에는 홋카이도를 떠나는 내가 다시 이곳에 올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렇게생각하니 아쉬웠지만, 거꾸로 찾기 힘든 이 곳에 오게 해준 인연에 감사했다.

 

 

가게이름 : かくれんぼ(카쿠렘보)

주소 : 北海道 釧路市 阿寒町布伏内

전화번호 : +81 80-1895-5360

가격 : 토스트 세트 650엔 커피 400엔 카페라떼 450엔 카레라이스 650엔

메뉴 : 산채나물을 곁들인 정식과 카레라이스, 해물필라프등의 식사도 있고, 커피종류와 홍차들도 있다. 많은 메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에 충실한 집

서비스 : 친절하고 소박한 느낌의 집.

특이사항 : 4월~10월의 금토일, 11시~5시만 영업. 화장실 깨끗함

가는 방법 : 쿠시로에서 약 1시간(차량) 대중교통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