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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홋카이도이야기

어젯밤, 홋카이도를 포함한 일본 전국에 엄청난 폭설

어제밤부터 내린 눈이 무려 70cm


 

 이번 겨울은 눈 많이오기로 유명한 일본의 북쪽 동네, 홋카이도에 유난히 눈이 안왔습니다. 몇번 흩날리듯 내리고는 말기에, 아.. 이번년은 따스한가보다. 눈이 적은가보다. 하고 있었어요.그런데...

 

 어제 낮부터 눈이 조금씩 오더니 밤부터 엄청나게 그야말로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눈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서 새벽두시까지 일하려던 수우판다였지만

 

 일본인 친구가 서둘러 짐을 챙겨 나가면서

 

 " 지금 집에 가지 않으면 오늘 밤은 집에 못 들어갈 수도 있다. 얼른 집에 가!! "

 

 라고 해서 밤 10시 집에 오려고 학교를 나섰습니다. 그러나 이미 30cm 이상 눈이 와버렸고, 차가 눈에 파묻혀있는 상태라 삽으로 거의 차를 발굴해냈습니다.

 

 

 

 

 오는 길에도 끝도없이 눈은 쌓이고 있고..저 앞에 보이시는 황금색 불빛이 바로 제설차입니다. 홋카이도는 눈이 어느정도 쌓이면 제설차가 끊임없이 돌아다닙니다. 어쨌든 이 눈을 뚫고 집에 어찌어찌 무사히 도착하고 나서 일기 예보를 보니 이상태..

 

 

 

 

 

빨갛게 된 곳이 경보가 뜬 곳입니다. 일본의 가장 북쪽에 있는 홋카이도는 다 빨개..^_ㅜ...

 

 

  몸도 안좋고 할일도 많은데.. 하늘도 무심하게 눈은 정말 지치지도 않고 밤새왔습니다. 불안하기도 하고 몸도 안좋아서 밤을 꼬박새며 밖을 보다가, 새벽녘에 겨우 눈이 그쳤더라구요. 그리고 밖의 사람들의 웅성이는 소리!

 

아.. 눈 치우러 나온 사람들이다!

 

 한순간에 너무 어마어마 하게 홋카이도에서는 눈이 쌓이기때문에 그때그때 눈을 안치우면 대형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어요. 지붕이 무너져내린다던지, 차가 꺼진다던지 하는 ㅠ_ㅠ 그래서 새벽 6시부터 눈이 그치자 마자 사람들이 나와서 눈을 치우기 시작하더라구요. 저도 차가 걱정이 되고 얼른 사진찍어서 블로그에 올려서 여러분들과 공유하려고  나가봤습니다.

 

 

 대박..ㅠ_ㅠ 상상이상으로 많이 왔더라구요. 하얀색 천지라 잘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눈이 안치워진 곳은 허벅지 이상까지 올라와서 도저히 걸어다닐 수 없을 정도였씁니다. 다행히 홋카이도는 워낙 눈이 자주 오다보니 이런 대책이 잘 되어있어, 일부 보도와 대부분의 자동차도로는 치워져있는 상태였어요. 근데 저희 아파트는 거의 눈에 파묻힌 상태ㅠ_ㅠ

 

 

 걱정했던 제차로 가는데도 거의 눈속에서 수영하듯 걸어갔습니다. 실제로 눈이 쌓이면 푹푹 모래 빠지는 곳에서 걷는 느낌이 들어요. 전날 비교적 안전한 주차장에 가져다놓고 저녁에 쌓인 눈은 다 치웠는데 제 차는..

 

 

 

  원래는 차 문도 안열리는 상태였는데 열심히 파내서 우선 앞좌석 문부터 열고 히터를 켰습니다ㅠ_ㅠ 그리고 도저히 제가 가지고 있는 도구로 안되길래 근처 상가에서 삽을 빌려왔습니다.

 

 

 이제 시작이다..ㅠ_ㅠ 참고로 차 주변은 이미 제설기로 치워져있어서 깨끗한 상태였어요. 차가 있는 부분은 차에 상처나니 2~3m 반경안으로는 제설이 불가능하거든요. 오롯이 저 혼자 눈과의 사투를 벌이기 시작합니다ㅠ_ㅠ

 

 

 

 30분 치우다가 찍은 사진.. 전날 저녁 눈 치우고 아침에 와서 30분 치우고 저상태라니 알만 하죠ㅠ_ㅠ? 날씨는 비록 춥지만 눈 치우는 작업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게 덥습니다. 저는 군대 안가본 사람이지만 강원도쪽에서 군대 나오신 분들이 " 눈은 하늘에서 내리는 쓰레기야.. " 하는 마음만큼은 잘 이해합니다ㅠ_ㅠ 정말 너무너무 힘들고 고된 작업이예요.

 

 

 

 어느정도 차체가 들어나자 차에 쌓인 눈 높이 재기. 어제 11시쯤 치우고 오늘 6시에 나간거니 7시간동안 저정도 쌓였네요ㅠ_-

 

 한시간여 영차 영차 몇번을 차를 움직이고, 다시 파내고 움직이고 파내고를 반복하던 끝에 겨우 차를 깨끗히 눈에서 발굴?해내고 눈도 치워냈습니다ㅠ_ㅠ

 

 

 

 원래는 이렇게 생긴 차였답니다. 위의 사진 보고 전혀 상상도 안가셨죠ㅠ_ㅠ

 

 

 제 차 옆차는 아직도 이상태. 성도 이름도 모르는 분이지만 이 차 발굴해내시려면 엄청 힘드시겠어요ㅠ_ㅠ

 

 

 

 버스도 머리위에 흰 모자 쓰고 씽씽 열심히 달려갑니다.

 

 홋카이도의 왠만한 가게들은 저기 보이시는 제설차를 다 가지고 있어요. 심지어! 일반 가정집에서도 제설 기계를 가진 집이 많답니다. 제가 사는 홋카이도의 오비히로는 그나마 눈이 덜 오는 지역이라 괜찮은데 ( 이 정도가 덜 오는 지역입니다ㅠ_ㅠ ) 더 많이오는 삿포로 등지에서는 아주 쉽게 찾아볼수 있어요. 

 

 

 

  동네 곳곳 사람들이 차를 발굴해내고 길을 치우고 눈을 털어냅니다. 조용한 홋카이도의 시골마을이 어느때보다 부산한 아침 7시.

 

 

 제설차가 지나간 자리에는 이렇게 눈산이 쌓입니다. 이 눈산은 봄..(4~5월)이 올때까지 결코 녹지 않아요ㅠ 점점 더 거대한 산이 되어갑니다.

 

 

 

 그래도 벌써 보도도 한 1m정도는 깨~끗하게 제설차로 다 밀어놨네요. 홋카이도는 워낙 제설이 잘 되어있는 곳이라 이정도 눈이 와도 거의 대부분 정상적으로 가게들도 영업하고 회사도 출근합니다. (초등,중학교는 휴교더라구요ㅠ_-)

 

 

 

 

  아름다운 눈풍경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눈치우느라 피폐해져서 눈이와서 힘든 것만 보여드렸네요. 참고로 눈이 다 온것이 아니고, 오늘 밤에 다시 한번 더 온다고 합니다. 내일까지가 고비라고 하네요ㅠ_ㅠ 1m 까지 쌓일 수도 있고 폭풍정도의 바람이 분다는데..

 

 1년전, 이런 기사 기억하시나요? 홋카이도에서 눈폭풍이 불어 아버지가 아이를 안고 동사했던 일.. 한국에서도 뉴스가 크게 되었었죠. 그때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더 안타까움을 더했는데, 그 날 그 아버지 말고도 8명이나 더 홋카이도에서 사망했습니다. 어제 오늘 내일 그 날보다도 더 큰 폭풍이 온다고 하네요.

 강원도에서도 많은 폭설이 왔다고 하는데.. 부디 아무 일 없이 다 무사히 겨울을 날수있었으면 좋겠네요.. 수우판다도 별일 없이 겨울 잘 보낼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엉엉.. 앞으로도 더 예쁜 겨울 풍경 많이 보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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